장항, 빛으로 엮은 이야기 (2025)
장항, 빛으로 엮은 이야기 (2025)
Team. 계모임(김진선, 오상민, 이예찬, 윤마디)
〈Stories Woven with Light, Janghang〉은 장항의 산업 유산과 자연 풍경을 ‘창’의 구조로 재해석한 설치 작업이다. 우리는 장항에 체류하며 마주한 장소와 사람들의 기억을 하나의 조형적 장치 안에 담고자 했다.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고, 빛과 시간이 중첩되며, 관객이 공간을 이동하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도록 구성하였다.
이 작업의 출발점은 과거 근대 산업화를 상징했던 장항제련소와 그 주변에 남겨진 슬래그 벽돌 건물이다. 슬래그 벽돌은 제련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재료로, 한 시대의 번성과 쇠퇴를 동시에 품은 물질 적 잔재이다. 기능을 다한 채 폐허처럼 남아 있지만, 우리에게는 산업화의 시간이 응축된 거대한 조형물처럼 느껴졌다. 특히 슬래그 벽돌 집의 ‘벽과 창’ 구조는 안과 밖을 나누면서도 연결하는 장치로 읽혔다. 그 창은 과거 산업의 기억과 현재의 풍경을 동시에 비추는 프레임이 되었고, 우리는 이 상징적 구조를 설치 작업의 핵심 모티브로 차용하였다
리서치 기간 동안 마주한 갈대밭의 바람, 금강을 건너는 철새들의 군무, 항구의 저장고, 마을의 골목 과 사람들의 일상은 각기 다른 장면과 감각으로 기억에 남았다.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었음에도, 각 작가가 인상적으로 기억한 장면은 모두 달랐다. 이 서로 다른 시점을 하나의 구조 안에 담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높이와 방향의 창을 설계하였다. 색 투명체로 제작된 창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변화하는 빛을 통과시키며 공간을 물들이고, 관객은 벽 밖과 안을 넘나들며 여러 겹의 장항을 경험하게 된다 .